“유언장만 써두면 내가 죽은 뒤에도 내 뜻대로 재산이 넘어가겠죠?”
상담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 상속 실무에서는 유언장을 작성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인들 간 분쟁이 발생하거나,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유언은 작성자가 사망한 이후에야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작성 경위나 진정성, 유언 당시 의사능력을 둘러싼 다툼이 사후에 집중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상속 설계 실무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는 제도가 바로 유언대용신탁입니다.
유언대용신탁은 단순히 유언장을 대체하는 제도가 아니라,
생전에 신탁 구조를 통해 재산의 관리·귀속 방식을 미리 확정해 두고, 사후에는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한 상태로 재산 승계를 이루도록 설계하는 법률적 장치입니다.
이 글에서는 상속·신탁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유언대용신탁이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언제 효과적인지,
그리고 실제 설정 과정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핵심 쟁점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유언대용신탁이란? 유언장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법적 근거와 실무상 의미
유언대용신탁은 신탁법 제59조(유언대용신탁)를 근거로 활용되는 신탁 구조입니다.
해당 조문은 위탁자가 사망한 경우 수익권이 이전되거나 사후 급부가 이루어지는 신탁에서, 위탁자의 수익자 변경권 행사 방식 등을 규율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실무에서는 흔히 ‘유언대용신탁’이라 불리는 설계가 이루어집니다.
일반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살아 있을 때 미리 신탁을 설정해 두는 구조
- 생전에는 본인이 계속 재산을 사용하는 방식
- 사망 시 정해 둔 사람에게 재산이 넘어가는 구조
쉽게 말해, “살아 있을 때는 내가 관리하고, 사망하면 이 사람에게 재산이 넘어가도록 미리 법적으로 확정해 두는 구조” 입니다.
유언장과의 가장 큰 차이
유언장과 유언대용신탁의 결정적인 차이는 법률 효과가 발생하는 시점과 구조에 있습니다.
- 유언장은 사망 후에야 효력이 생기는 구조
- 유언대용신탁은 생전부터 효력이 작동하는 구조
특히 신탁이 설정되면 신탁재산은 원칙적으로 수탁자(받는사람) 명의로 이전되어 관리되며, 수익권은 위탁자가 보유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사후에는 유언의 진정성이나 작성 경위를 둘러싼 쟁점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신탁 역시 계약인 이상 의사능력·사기·강박·부당한 영향력 등은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사전 설계가 중요합니다.
유언대용신탁 설계 시 유류분 반환청구와의 관계
신탁 재산이 유류분 대상에서 제외될 법적 가능성
유언대용신탁을 설계할 때 가장 많이 검토되는 쟁점은, 신탁재산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 입니다.
민법상 유류분 제도는 상속인에게 일정한 최소 상속분을 보장하지만,
신탁을 통해 이전된 재산까지 항상 유류분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이 일률적이지 않습니다.
실무상 다수의 하급심 판결에서는,
- 사망 직전 급박한 시점의 신탁 설정이 아닌 경우
- 유류분 권리자에 대한 손해 발생 의도의 부재
- 생전 자산 관리 또는 합리적 상속 설계 목적의 신탁 설정
신탁재산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서 제외하거나, 반환 대상에서 제한적으로만 포함시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유언대용신탁은, 사망 시점에 일괄적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유언장에 비해,
유류분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법리적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할 여지가 있는 제도로 평가됩니다.
분쟁을 예방하는 정교한 계약 설계의 필요성
다만 유언대용신탁을 설정했다고 해서, 유류분 반환청구가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개별 사건마다 신탁 설정 시기, 신탁재산이 전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위탁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 수익자 지정의 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특히 민법 제1114조 등 유류분 관련 규정과의 충돌 여부는, 신탁 계약서의 내용과 작성 경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신탁 계약서에는 단순한 재산 이전 구조를 넘어서,
해당 신탁이 유류분 권리자를 해할 의도가 없었음을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 사유와 설계 배경이 반영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금융기관의 표준화된 신탁 약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상속 분쟁을 전제로 한 법률적 설계가 가능한 전문가의 개입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유언대용신탁, 은행이 아닌 변호사에게 맡겨야 하는 이유
획일적 상품이 아닌 ‘가정별 맞춤형 법률 행위’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신탁 상품은 자산 관리와 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재혼 가정, 상속인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경우,
특정 상속인에게 조건부 승계를 원하는 경우 등 개별 가정의 특수한 상황을 계약서에 충분히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속은 민법·세법·부동산 등기·가사소송 절차가 함께 작동하는 법률 문제 입니다.
변호사를 통한 유언대용신탁 설계는, 각 가정의 가족관계와 재산 구조를 법률적으로 분석한 뒤,
사후 분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약 내용을 구성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설계부터 집행, 소송 방어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조력
신탁은 계약 체결로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위탁자 사망 이후에는 상속세 신고, 신탁 종료 또는 수익권 이전, 부동산 등기 정리,
그리고 경우에 따라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 대응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탁 설계 단계부터 변호사가 관여한 경우,
사후에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계약의 취지와 설계 배경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직접 대응 논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속인 간 분쟁을 예방하는 데에도, 분쟁이 불가피한 경우 방어 전략을 세우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유언대용신탁으로 고민 중이신가요?
유언대용신탁은 단순히 신탁을 설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재산 구조와 가족관계,
그리고 유류분 분쟁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속 설계입니다.
같은 신탁이라도 어떤 시점에, 어떤 목적과 구조로 설계되었는지에 따라 사후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유언대용신탁이 적절한 선택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이 가장 분쟁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지는 개별 사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재산 구성과 가족관계를 기준으로 한 점검이 필요하다면,
상속 설계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차분히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